열쇠
도종환
세상의 문이 나를 향해 다 열려 있는 것 같지만
막상 열어보면 닫혀 있는 문이 참 많다
방문과 대문만 그런게 아니다
자주 만나면서도 외면하며 지나가는 얼굴들
소리 없이 내 이름을 밀어내는 이데올로그들
편견으로 가득한 완고한 집들이 그러하다
등뒤에다 야유와 멸시의 언어를
소금처럼 뿌리는 이도 있다
그들의 문을 열 만능 열쇠가 내게는 없다
이 세상 많은 이들처럼 나도
그저 평범한 몇 개의 열쇠만을 갖고 있을 뿐이다
그러나 두드리는 일을 멈추진 않을 것이다
사는 동안 내내 열리지 않던 문이
나를 향해 열리는 날처럼 기쁜 날이
어디 있겠는가 문이 천천히 열리는
그 작은 삐걱임과 빛의 양이 점점 많아지는 소리
희망의 소리도 그와 같으리니
이미지 출처 : 구글
이 시를 읽고 다시 힘을 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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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데 왜 힘이 빠졌을까요...
너무나 가슴이 아픈 사건을 이야기 합니다.
강남역 10번 그 중 한 추모시를 소개합니다.
스물 시 살
일이년만 있으면 졸업을 했을 것
엄마아빠 나 취직했어, 울거나 웃으며 밥을 샀을 것
나 직장인이니까 커피 쏜다, 단골 카페에 가서 깔깔거렸을 것
자기야 더 예쁜 사랑 키우자, 시처럼 빛나는 눈으로 말했을 것
기쁨에 젖어 길가의 개나 고양이에게도 인사를 건넸을 것
그러나 5월 17일 새벽 1시 7분
아무것도 꿈꾸지 못하는 아무것도 꿈꿔서는 안되는
아무것도 누려서는 안되는 해서는 안되는
숨조차 쉬어서도 안되는
더러운 앞발에 잘못 걸렸다.
스물 시 살 스물 시 살
젊다 못해 어리고 어리다 못해 비린내가 나는 숫자
안타까워 어쩔까나
스물 시 살 애기가
출처 - 트위터
저 스물 셋 밖에 안된 저 아이의 꿈은 무엇이였을까요?
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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